(자유) 순백의 눈(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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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백의 눈이 내려
흙이며 수풀, 댓잎, 나뭇가지,
생활의 마당과 구불구불한 골목,
먼 산등성이와 깊은 콜짜기가
온통 순백으로 빛난다
내면에 살던 동심이 햐얀 목을 빼
설래는 눈빛을 하고 이 세계를 바라본다
대자연은 하나의 거대한 눈사람이요
우주는 때가 조금도 묻지 않았으니
곱게 핀 한송이 백련이다
사람의 힘이 가해지지 않고
저절로 이루어진 천연한 것은
이처럼 고요하고 아늑하다
여기에 어디에 분별이 있는가
여기에 어디 거짓과 다툼이 있는가
몸과 마음의 열이 내리고
숨결이 고르게 돌아오고
가시덤불처럼 수선스럽던 안과 밖이
잔잔한 수면처럼 앉고
어느새 깨끗한 충만이 넘칠 듯이 가득하다
문태준 시인의 책,
‘꽃이 환하니 서러운 일은 잊어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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